FTA 활용 과정에서 동일한 거래처와 동일한 물품을 반복적으로 수출입하는 경우, 매 선적 시마다 원산지증명서를 새로 발급받는 것은 상당한 행정적 비용과 시간을 소모하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바로 '원산지 포괄증명(Blanket Certification)'입니다. 이 제도는 일정 기간 수출되는 동일 물품에 대하여 하나의 원산지증명서로 원산지를 반복하여 증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효율적인 방식입니다.
모든 FTA 협정에서 이러한 포괄증명을 허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 중 원산지 포괄증명이 가능한 협정은 한-미국, 한-페루, 한-콜롬비아, 한-호주, 한-캐나다, 한-뉴질랜드, 한-중미 FTA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 협정들은 자율발급 방식을 기반으로 하거나, 협정문 내에 포괄증명에 관한 근거 규정을 명시하고 있어 질문자님과 같은 수출입 기업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원산지 포괄증명의 핵심은 '적용 기간'입니다. 포괄증명 기간은 해당 증명서에 기재된 원산지 결정 기준이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설정됩니다. 대부분의 협정은 포괄증명 기간을 '발급일로부터 최대 1년 이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호주 FTA의 경우에는 특이하게 최대 2년까지 포괄증명 기간을 설정할 수 있어 타 협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기간 동안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제도를 안전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적인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우선, 포괄증명서에 기재된 수출자, 수입자, 생산자가 실제 거래 당사자와 일치해야 하며, 대상 물품 또한 '동일한 상품(Identical Goods)'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동일한 상품이란 HS Code 6단위가 동일할 뿐만 아니라, 물품의 성상과 원산지 결정 기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 공정이나 원재료의 구성이 기간 내내 동일하게 유지되는 상품을 의미합니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주의할 점은 '포괄증명 기간(Blanket Period)'의 관리입니다. 증명서 상에 명시된 시작일과 종료일 사이에 물품의 '선적일(B/L Date)'이 포함되어야 원산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포괄증명 기간 중에 원재료 가격 변동 등으로 인해 원산지 결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는 사정이 발생한다면, 즉시 기존 포괄증명서의 사용을 중단하고 새로운 원산지 판정을 진행해야 합니다. 또한, 수입 신고 시 개별 인보이스와 포괄증명서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서류 번호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추후 원산지 검증에 대비하는 전문적인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