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과 같은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기 전, 이미 수입되어 창고에 보관 중이던 원재료를 사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는 실무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질문자님께서 우려하시는 RCEP 협정 발효 전 수입 원재료의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당 원재료가 RCEP 회원국산임을 입증할 수 있고 협정에서 정한 원산지 결정 기준을 충족한다면 원산지증명서 발급이 가능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자유무역협정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이하 FTA 관세특례법)」 시행규칙 제10조의 규정에 근거합니다. 해당 조항에서는 원산지 증빙서류의 유효기간을 규정하고 있으나, 원재료의 구매 시점이나 수입 시점이 협정 발효 전이라고 해서 이를 원산지 판정에서 제외한다는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원재료의 조달 시점보다는 해당 원재료를 사용하여 생산된 완제품이 수출되는 시점에 협정이 발효되어 있는지, 그리고 해당 물품이 협정상의 원산지 결정 기준(PSR)을 충족하는지가 핵심입니다.
RCEP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누적 기준(Accumulation)의 광범위한 적용입니다. RCEP 회원국인 A국에서 수입한 원재료를 우리나라에서 가공하여 B국으로 수출할 때, A국산 원재료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과 동일하게 취급되어 원산지 판정 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협정 발효 전에 수입된 원재료라 할지라도, 해당 원재료가 RCEP 회원국(예: 중국, 일본, 아세안 등)에서 생산된 것임을 증명할 수 있다면 누적 기준을 적용받아 완제품의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결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질문자님께서 반드시 확인하셔야 할 점은 해당 원재료의 원산지 소명 서류입니다. 원재료를 구매할 당시에 수취한 서류가 RCEP 원산지 요건을 증명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다음의 서류들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원산지포괄확인서(Long-term Origin Declaration)의 관리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원재료 공급자로부터 12개월 범위 내에서 유효한 포괄확인서를 제출받아 원산지 판정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질문자님께서 보유하고 계신 원재료의 원산지포괄확인서상 포괄확인기간(Validity Period)이 이미 경과한 상태라면, 해당 서류는 현재 시점의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위한 증빙 자료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 질문자님께서는 원재료 공급업체에 연락하여 해당 원재료에 대한 신규 원산지확인서를 재발급받아야 합니다. 설령 원재료의 물리적 수입이나 구매가 과거에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현재 완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원산지 판정 시점에는 유효한 서류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RCEP은 원산지 검증이 엄격하게 진행될 수 있는 협정이므로, 서류의 형식적 요건(서명 여부, 기간 설정, 품목번호 HS Code 일치 여부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리하자면, 협정 발효 전 수입된 재고 원재료라도 RCEP 원산지 결정 기준을 충족하고, 현재 유효한 증빙 서류를 구비하고 있다면 RCEP 원산지증명서 발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공급망 내의 서류 유효기간을 다시 한번 점검하시고, 필요시 소급하여 확인서를 보완함으로써 안전하게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으시길 권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