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자유무역협정)를 활용하여 물품을 수출할 때, 완제품의 세번(HS Code)은 양국이 동일하더라도 원재료의 세번이 국별로 상이하게 분류되는 경우는 실무에서 종종 발생하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원산지 결정기준(PSR) 중 세번변경기준(CTC)을 적용하여 원산지를 판정할 때, 원재료의 세번을 어느 나라 기준으로 적용하느냐에 따라 한국산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산지증명서(C/O) 발급을 위한 원산지 판정 시 원재료의 세번은 수출국인 우리나라의 HS Code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FTA 협정상 원산지 결정기준은 수출국에서 물품이 제조·가공되는 과정을 기준으로 판정하며, 이를 증명하는 주체는 수출국 내의 수출자 또는 생산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질문자님께서는 해당 물품의 원재료가 국내 수입 시 또는 국내 유통 시 어떤 세번으로 분류되는지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국제적인 품목분류 체계인 HS 협약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6단위까지는 공통으로 사용되도록 약속되어 있으나, 각 국가의 관세율표 해석 차이나 세분화된 10단위(HSK) 분류 체계로 인해 동일한 물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중국의 세번이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산지 판정의 기초가 되는 BOM(자료소요량명세서) 상의 원재료 세번은 우리나라 관세법 및 품목분류 기준에 따라 결정된 세번을 기재하고, 이를 바탕으로 완제품과의 세번 변경 여부를 검토해야 합니다.
만약 질문자님께서 자의적으로 중국의 세번을 원재료에 적용하여 원산지를 판정할 경우, 국내 세관이나 상공회의소의 원산지증명서 발급 심사 과정에서 반려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나라 발급기관은 우리나라의 품목분류 기준에 따라 해당 원재료가 적정하게 분류되었는지를 심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향후 중국 세관에서 원산지 검증(Verification)을 요청했을 때, 한국 내에서의 생산 공정과 원재료 투입 내역이 한국 기준의 세번으로 소명되지 않는다면 원산지 불인정으로 인한 관세 추징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단계별 대응을 권고드립니다.
원산지 관리의 핵심은 데이터의 일관성입니다. 원재료의 HS Code가 한국과 중국에서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계신 점은 매우 훌륭한 리스크 관리의 시작입니다. 질문자님께서는 중국 수입자가 요구하는 세번이 아닌, 한국 관세 당국이 인정하는 세번을 바탕으로 원산지 판정을 진행하셔야 법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중 FTA는 원산지 검증이 매우 까다로운 협정 중 하나이므로, 원재료의 HS Code 결정 근거(품목설명서, 용도명세서 등)를 철저히 보관하시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검증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세번 결정이 모호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관세사와 상의하여 정확한 세번을 도출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함을 잊지 마십시오.